앞에서 말했듯 자기 제시(self-presentation)는 타인에게 형성되는 나의 인상을 통제하려는 과정입니다. 소개팅이라던가 원하는 상대와의 첫 데이트 만남에서 우리는 좋은 첫인상을 남기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종종 다르게 원치 않는 상황과 상대의 반응으로 인해, 원하는 방향으로의 자기 제시(self-presentation)를 끌어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에게 자신이 원하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선 특별한 노력과 집중력이 필요하지만, 그 노력과는 별개로 오히려 원치 않는 인상을 남겨버릴 때도 있습니다.
자기 제시(self-presentation) 실패의 대가
원하고 계획했던 자기 제시(self-presentation)의 방향에 많은 것들이 걸려있을수록 그 실패의 대가는 큽니다. 심리적 대가인 창피함과 자존감 하락과 더불어 실직이나 실연처럼 여실히 느껴지는 큰 대가를 치르기도 한합니다. 이러한 대가를 어느 정도 알고 짐작하기 때문에 우리는 자기 제시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자기 제시의 실패에 대한 불안감은 사회적으로 흔한 현상이지만, 정도가 심해지면 상황을 무조건 회피하려 하거나 도망치려 하기도 합니다.
때론 상대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는 자기 제시(self-presentation)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개팅에서 맘에 들지 않는 상대를 만났을 때, 대화를 짧게 끊어버리거나 시선을 회피하는 등의 태도를 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정직하고 믿을 만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하며, 일관성 있고 예측할 수 있는 안정적인 사람으로 이미지를 남기고 싶어 합니다. 대외적으로 심어두면 유용한 이미지로는 호감 가는 사람, 유능한 사람, 지위와 권력이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거짓된 자기 제시(self-presentation)의 대가
단순한 노력만으로 원하는 인상을 남기기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이 들 땐, 심지어 우리는 가짜로 자신을 연기하며 자기 제시(self-presentation)를 하려고 하기도 합니다. 상사의 말에 진심과 다른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맘에 들지 않는 생일 선물을 받더라도 상대를 위해 기뻐하는 척을 하는 것처럼요. 이렇게 꾸며낸 자기 제시는 때론 상대에게 '그런 척을 한다.'라는 느낌을 주어 정직하지 못한 사람, 위선적인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 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미지 손상이 사회적인 낙인으로까지 이어지면 기피의 대상이 되고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상황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터무니없고 과장된 자기 제시(self-presentation)일수록 크고 장기적인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거짓된 자기 제시(self-presentation)는 자신뿐 아니라 상대와 주변 사람들에게 큰 피해가 되기도 합니다. 연인에 대한 거짓된 행동은 상대에게 큰 상처가 되기도 하고, 함께 일한 직장동료들이나 상사에게도 심리적일 뿐만 아니라 업무적인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할 경우, 비단 내 주변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심각한 범죄 사건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거짓된 자기 제시(self-presentation)를 탐지할 수 있을까
상대가 거짓말을 하더라도 우리는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믿고 의지하는 사람일수록 그들의 말과 행동을 더 신뢰합니다. 상대의 말을 너무 신뢰한 나머지 진실과 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 단서를 쉽게 흘려보내 버리기도 합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초조해하거나 긴장하는 등 특정한 행동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런 것만으로 거짓말인지를 알아내기에는 단서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에 의해 거짓말 탐지해내고자 하는 여러 시도와 연구가 행해져 왔고, 그 결과의 대표적인 것으로 '거짓말 탐지기'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거짓말탐지기는 피부에서 일어나는 전기전도적인 변화, 혈압, 심박수, 호흡으로 나타나는 신체의 각성도를 측정하고 기록합니다. 이러한 기록을 바탕으로 질문을 듣고 답하면서 일어나는 상대의 신체 각성도를 분석하여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용의자에게 진실을 말할 가능성이 큰 범죄와는 상관없는 질문을 했을 때보다 범죄와 관련된 행동에 대해 질문을 했을 때 각성도가 증가하는지를 보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거짓말 탐지기가 기록하는 요소 중, 심박수와 피부에서 일어나는 전기 변화는 거짓말 판별에 정확한 척도가 되지 못합니다. 범죄 사실과는 별개로 질문에 따라 용의자가 단순한 분노를 느끼거나 공포를 느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거짓말탐지기의 정확도는 25%부터 90%까지 매우 불규칙적이며, 결백한 사람을 유죄로 판별해 버릴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합니다. 또한, 검사를 받는 사람이 거짓말 탐지기를 믿지 않을수록 신체적인 반응 정도도 약해지기 때문에 정확도가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거짓말 탐지기 말고도, 뇌파를 이용하거나, 얼굴의 발열 패턴을 기록하는 열화상 처리 기술을 이용하거나, 핵자기공명장치인 fMRI를 통해 뇌의 활성화 패턴을 추적하려 하는 등 거짓말을 측정하려는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실제로 유의미하게 거짓말을 판별해 내는 것으로 입증된 기술은 없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