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여러 노력을 기울이지만, 이러한 의식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아무리 의식적인 행동이더라도 우리의 행동과 결정은 무의식의 영향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무의식에 의한 결정이 의식적으로 고민 끝에 내린 결정보다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때도 있다고 합니다.
편견과 무의식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도 무의식의 영향을 받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공정하고 정직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만, 우리는 상점을 이용할 때 사은품이나 포인트 혜택이 있는 곳을 더 선호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스포츠 경기의 심판도 주최 측에 유리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아무리 공정한 심판이라 해도 주최 측의 선수를 무의식적으로 편애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편견을 없애기 어려운 이유는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견해를 바꾸기보단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향이 강한 고지식한 사람일수록 주변 사람들의 노력에도 자기 생각과 견해를 고수하려 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자기 생각과 다른 정보에 관심이 많고, 자기 생각을 억지로라도 합리화하려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사람들은 분노, 긴장, 초조함을 느낄 때 편견이 더 강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감각과 무의식
예일 대학교의 심리학자 John Bargh의 논문에 따르면,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 무거운 물건을 들면, 그 결정에 대해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그는 또한 단단한 물건은 사람을 융통성 없게 만든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딱딱한 의자보단 푹신한 의자에 앉아 있을 때 보다 더 유연한 협상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느끼게 되는 신체의 감각도 우리의 생각과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말이나 글에서 느껴지는 무의식적인 느낌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여러 의미의 단어들을 모니터로 의식적으로 알아차리기 힘든 속도로 깜빡거리며 보여준 뒤 맞추게 했는데, 긍정적인 의미의 단어에 노출된 그룹이 더 즐겁고, 열심히 퍼즐 맞추기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의식적으로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의 짧은 순간의 자극을 주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서브리미널 효과(subliminal effect)라고 부릅니다.
때로는 무의식에 의한 결정이 더 옳을 때도 있다.
사람들은 중요한 일을 결정해야 할 때 힘들어하며,결정으로 인해 초래될 결과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결정을 수없이 망설입니다. 하지만, 한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결정을 내리기 전에 고민을 오래 한다고 해서 반드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복잡한 결정일수록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므로 오래 고민하면 할수록 에너지 소모가 커지고, 그만큼 판단력도 둔해집니다. 정작 중요한 요소들은 배제한 채 단기적이고 쉬운 측면만 고려하게 되어 최선의 선택하기가 더더욱 어려워집니다.
때로는 무의식에 의해 직관적으로 한 결정이 더 도움이 될 때도 있습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의 심리학과 Ken Paler 교수는 실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모니터에 빠르게 지나가는 12가지 색의 변화를 관찰하게 했다고 합니다. 한 그룹에는 색의 변화를 집중해서 보도록 하고, 다른 그룹은 주의력을 분산시키며 모니터를 보게 한 뒤, 이전에 보여줬던 그림들을 선택하게 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주의력을 분산시켰던 그룹이 더 정확한 선택 했다고 합니다. 이는 다양한 경험과 기억에 의해 만들어진 무의식에 따르는 직관적인 결정이 때로는 옳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의식적인 생각이 항상 옳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습니다. 1995년 독일의 한 작가는 어린 시절 나치의 만행을 직접 목격하고 그 실화를 책으로 썼다고 합니다. 그 작품은 큰 호평을 받고 높이 평가되었지만, 그로부터 몇 년 뒤 그 작가는 책의 내용이 잘못되었다며 고백했다고 합니다. 이성적으로 서술된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억 왜곡으로 인해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것입니다.